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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실패 딛고 실패 없앤 김지찬-황성빈...도루왕 후보 '나도 있다' [IS 포커스]

김지찬(23·삼성 라이온즈)과 황성빈(27·롯데 자이언츠)이 순도 높은 '발야구'로 도루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주까지 KBO리그 도루 부문 1위는 20개를 성공한 '람보르미니(스포츠카 람보르기니와 선수 이름을 합친 표현)' 박해민(LG 트윈스)다. 2위 김도영(14개·KIA 타이거즈)에 6개 앞서 있다. 산술적으로는 이종범(전 LG 코치)이 1994년 세운 단일시즌 최다 기록(84개)을 넘어설 페이스다. 김지찬과 황성빈은 각각 12개를 기록, 도루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박해민과 도루 수 차이는 많지만, 두 선수 모두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도루왕 경쟁을 달구고 있다. 김지찬은 "(박)해민이 형이 사적으로 연락하면 '그만 뛰어라'라고 농담을 하더라. 나도 '(도루왕에) 욕심은 없다'라고 답해줬다"라며 경쟁자와의 에피소드를 전한 뒤 "해민이 형은 워낙 도루 시도가 많다. 나는 그렇지 못해서, 그런 적극적인 모습을 배우고 싶다"라고 했다. 지난 시즌(2023) 김지찬의 도루 시도는 14번뿐이었다. 그는 "결국 도루 성공은 자신감인 것 같다. 이전에는 부상 염려도 있었고, 자신감이 부족해 (도루) 시도 타이밍을 잘 찾지 못했다"라고 돌아보며 "너무 신중해도 역효과가 나는 것 같더라. 올 시즌은 조금 단순하게 생각하고 누상에서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지찬은 "잘 뛰는 선수들을 보면, 나도 잘 하고 싶다"라며 경쟁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성빈은 지난 2시즌(2022~2023) 도루 성공률이 52.8%(36번 시도 19번 성공)에 불과했다. 올 시즌 100%를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황성빈은 "예전에는 내 발(주력)만 믿고 막 부딪혔다. 올 시즌은 고영민 주루 코치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효과적인 (도루) 스타트 방법도 배웠다. 일단 침착하게 도루 시도 타이밍을 잰다"라고 답했다. 올 시즌 초반 주로 대주자로 나섰던 황성빈은 최근 주전 외야수 한자리를 꿰찼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실패했던 도루들도 도움이 됐다. 내 임무는 많이 뛰는 것이다. 도루도 30개 이상을 해낼 것"이라는 목표를 전했다. 베이스 크기 확대 효과일까. 한때 부상 방지를 위해 줄었던 팀 도루가 올 시즌 전반적으로 많아졌다. 28일까지 153경기를 치르는 동안 288개가 나왔다. 2023시즌 같은 경기 수(5월 11일)엔 223개였다. 2023시즌 도루왕 정수빈(두산 베어스) 40도루 이상 노릴 수 있는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은 아직 두 자릿수를 채우지 못했다. 강력한 도루왕 후보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의미다. 박해민의 독주 속에 전통의 강조와 새 얼굴들이 차례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역대급 흥행 돌풍 속에 진행 중인 2024 KBO리그. 도루왕 레이스도 흥미 만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29 19:47
메이저리그

'배럴'로 향하는 마지막 난관, 이정후의 비밀번호 '3.4도'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시즌 초반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11일(한국시간) 기준으로 이정후의 강한 타구(Hard-Hit) 비율은 48.9%로 메이저리그(MLB) 상위 19%에 해당한다. 강한 타구는 시속 95마일(152.9㎞) 이상을 의미한다. MLB 평균은 36.3%. 타구 속도가 빠르다는 건 정타에 가깝다는 의미다. MLB 대표 슬러거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 양키스·50%)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53.2%)와 비교해도 차이가 거의 없다.'총알 타구'는 배럴(Barrel)의 조건 중 하나다. 배럴은 세이버메트리션 톰 탱고가 만들어 낸 이상적 타구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 발사각 26~30도와 타구 속도 시속 98마일(157.7㎞)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높고 빠르게 날아가는 타구는 인플레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발표된 자료에선 배럴 타구 타율이 0.822, 장타율은 2.386으로 측정되기도 했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배럴 타구 비율은 4.4%(1위 바비 위트 주니어·27.3%)로 하위권이다. 타구 속도가 빠른데 배럴 타구가 적은 건 발사각 때문이다. 이정후의 타구 발사각이 3.4도로 리그 평균(12.2도)보다 낮다. 타구 발사각이 8~32도 사이인 스위트 스폿 비율도 22.2%(평균 33.1%)로 높지 않다. 뜨지 않는 '총알 타구'는 내야 그물에 잡힌다.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근 달라지긴 했는데 이정후가 시즌 초반 바깥쪽 공을 계속 잡아당겨서 치더라. 타구 방향이 대부분 1루와 2루 사이였다"며 "(타격 유형상) 타구 각도가 높게 나올 수 없었다. 과거 추신수(현 SSG 랜더스)도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비슷한 이유로 땅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정후의 땅볼 비율은 57.8%로 리그 평균(44.6%)을 상회한다. MLB닷컴은 지난 10일 이정후를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투표 4위로 예상하며 '3월 31일 아버지(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 앞에서 홈런을 쳤던 것처럼 공을 띄우는 방법을 찾는 게 관건'이라고 전했다. 낮은 발사각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안정적이다. 헛스윙률(6.8%)과 삼진 비율(7.4%)은 MLB 최상위 1%로 흠잡을 곳이 없다. 발사각은 이정후의 '마지막 퍼즐'에 가깝다.타구 방향이 조금씩 다양해지는 건 고무적이다. 최근 3경기에서 안타 5개를 몰아쳐 0.200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0.255(47타수 12안타)까지 끌어올렸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를 리드오프로 중용, 기회를 꾸준히 주고 있다. 송재우 위원은 "최근 (타격하는 모습이) 바뀐 거 같다. 그러면서 타구 속도가 빨라졌고 공도 더 뜬다"며 "이정후는 KBO리그 경험이 많고, 워낙 영리한 선수다. 이른 시점에 적응하지 않을까 한다. (초반 부침은) '미니 슬럼프' 정도 아니었을까 한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2 05:01
메이저리그

외신 앞에서 자신감 넘친 이정후 "내가 부딪힌 펜스를 걱정해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는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외신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이정후가 외신 인터뷰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답변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LA 다저스의 시즌 두 번째 대결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클럽하우스에 나온 이정후 앞에는 미국 현지 매체를 비롯해 일본과 대만 등 여러 언론사에 소속된 취재진이 몰려들었다.기자들은 MLB 데뷔 초부터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연일 안타를 쳐내고 있는 이정후에게 "침착함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고 물었다.이에 이정후는 "한국에서 많은 경기를 뛴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이어 미국 매체 기자가 '어제 (수비하다 부딪혀서) 펜스에 구멍이 날 뻔했는데 괜찮느냐'고 묻자, 이정후는 "나는 괜찮은데 펜스가 괜찮을지 걱정이다"라고 답해 기자들을 웃게 했다.전날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경기 초반 타구를 잡으려고 몸을 날려 뛰어오르면서 펜스와 세게 부딪히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하지만 오히려 펜스가 부서질까 걱정이라는 능청스러운 답변을 내놓으면서 부상에 대한 우려를 털어냈다. 일본 매체의 한 기자는 자국 출신인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언급하면서 '오타니 선수와 첫 경기에서 어떤 인상을 받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여기에도 이정후는 '쿨한' 답변으로 응수했다.이정후는 "(오타니도) 다른 선수들처럼 다저스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고 경기했다"고 말했다.이정후는 전날 한국 기자들의 같은 질문에 "오타니는 동경의 대상"이라며 자신과 비교할 수 없는 선수라고 겸손하게 답했다.하지만 일본 기자의 질문에는 오타니의 명성에 개의치 않고 상대 팀 선수로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다.취재진은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를 언급하며 "역시 해외에서 활약했던 아버지가 메이저리그 활동에 대해 조언해 준 부분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이정후는 "(아버지가)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힘든 부분이 있을 거라고 했지만, 야구에 대해서는 별로…(없다)"라고 말했다./연합뉴스 2024.04.03 14:57
프로야구

문동주도 포기하게 했던 '리틀 이종범' 재능, 사령탑도 믿는다 "KIA도 ML에 선수 보내길"

"KIA 타이거즈도 메이저리그(MLB)에 보낼 선수가 한 명 나와주면 정말 좋지 않겠습니까."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KBO리그 레전드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선수 시절 3루수였던 그는 통산 2001경기에 출전해 1727안타와 329홈런을 때려냈다. 수많은 기록을 쌓았지만, 이 감독은 사실 선수 시절 '1인자'로 꼽히던 유형은 아니었다. 대신 오랜 시간 활약한 만큼 또 다른 천재도 많이 봤다. 한화 후배였던 김태균 현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 그랬고, MLB로 향한 류현진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또 다른 한 명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이정후는 2017년 키움 히어로즈에서 데뷔해 지난해까지 7시즌에 걸쳐 통산 타율 0.340(역대 1위)을 쌓고 MLB로 향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포스팅 기준 역대 최고 규모인 1억 1300만 달러를 받은 그는 샌프란시스코 이적 후 빠르게 적응해 활약 중이다.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는 데뷔 첫 홈런까지 쳤다. 쉽지 않은 상대였다. 샌디에이고의 왼손 필승조 톰 코스그로브로 그는 지난해 54경기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했다. 왼손 타자들에게는 '저승 사자'나 다름 없는 왼손 사이드암스로였다. 이정후 역시 KBO리그 시절 비슷한 유형인 브룩스 레일리(전 롯데 자이언츠)에게 취약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이날 코스그로브가 던진 스위퍼를 통타, 펫코파크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범호 감독은 이정후의 활약에 놀라지 않았다. 이 감독은 "미국(MLB)이 괜히 그렇게 큰 돈을 준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이 감독에게 야구 후배인 동시에 팀 선배의 아들이기도 했다. 한화에서 뛰다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친 이 감독은 지난 2011년 KIA로 이적했다. 당시 KIA엔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 전 코치가 뛰었고, 이 코치는 1년 후인 2012년 초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이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면서 "내가 KIA에 왔을 때 (이종범 코치의) 은퇴식에도 이정후가 왔었다. 초등학생 이정후가 경기할 때도 구장에 왔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선수로서, 코치로서 지켜 본 이정후 기억도 강렬했다.이범호 감독은 "이정후가 키움에 입단한 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나 생각했다"며 "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왔지만, 저렇게 빨리 올라가기가 참 어렵다. 그런 것을 보면 진짜 대단하다"고 칭찬했다.이범호 감독은 이정후를 두고 "잘하는 선수들은 빨리 (해외로) 나가야 한다. 우리 잘하는 선수들만 남으면 좋겠다"며 장난 어린 미소를 지었다. 농담 이후 진담을 꺼냈다. 이정후만큼 이종범 코치를 떠올리게 한 김도영(KIA) 때문이다. 이 감독은 "그 나이에 김도영만큼 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다. 팀으로서, 또 감독으로서도 김도영이 잘 성장해 좋은 선수가 됐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 KIA도 MLB에 보낼 선수가 한 명 나온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범호 감독의 말처럼 김도영은 MLB 진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은 2022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했다. 당초 KIA 1차 지명에 유력했던 건 이미 155㎞/h 강속구를 뿌리는 문동주(한화 이글스)였다. 하지만 KIA는 강속구 투수는 매년 나와도 김도영과 같은 5툴 플레이어 유격수는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 김도영으로 지명 선수를 최종 낙점했다.실제로 김도영의 재능은 엄청났다. 빠른 발은 이종범 코치 선수 시절 못지 않고, 수비 범위와 어깨도 강력하다. 지난해 부상으로 출전 경기는 적으나 타격에서도 재능을 확인했다. 84경기에만 출전했으나 타율 0.303 7홈런 25도루로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풀 시즌이라면 15홈런과 50도루를 해낼 수 있는 성적표였다.이범호 감독은 "모든 팀들이 그런 선수들이 나와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팬분들도 마찬가지다. 팀마다 흥행을 시킬 수 있는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 맞대결을 펼칠 때 재미도 있다. 좋은 선수들이 계속 성장해서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동안 KBO리그에는 '세대 교체'가 막혔다는 우려가 퍼졌다. 베이징 올림픽,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10년 전 프로야구 중흥기를 이끈 세대들이 여전히 KBO리그 주축이고, 새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는 비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린 선수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국가대표에서도 20대 선수들이 주축이 돼 연속선 상에서 세계 무대를 경험 중이다. 이정후를 필두로 MLB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도 점점 늘어난다.이범호 감독은 "젊은 선수들 중에 빨리 성장하는 친구들을 보면 '와 나는 저렇게 안 되던데 어떻게 젊은 선수들이 저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무엇이 많이 달라졌길래 20살, 21살인 어린 친구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지. 내가 그 나이 때는 그런 일이 많이 없었다. 그런 것을 보면 확실히 지금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떠올렸다. 이 감독이 꼽은 포인트는 목표 의식이다. 그는 "나는 진짜 주전으로 나간 게 2004년(프로 5년차)부터다. 그 이전에는 100경기씩 뛰었어도 타석 수가 200~300타석 안 되게 들어갔다"며 "나는 그때 생각했던 게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들어왔으니까 내 친구들이 대학에 있는 4년 안에는 어떻게든 성공하자 이 마인드로 갔는데, 그때가 진짜 5년째 되는 해였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목표가 4년이었듯, 어린 선수들도 어떤 목표 의식을 가지느냐에 따라 미래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그런 목표 의식을 잡고 움직이면 어떤 선수든 좋은 목표 의식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1 08:22
메이저리그

MLB 평정 시작한 이정후, 아버지 '레전드' 이력도 재조명...이런 효자가 또 있나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홈런을 친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 '적응'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빼어난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정후만큼 그의 아버지,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도 주목받았다. 연수 차 미국 생활을 하고 있는 이종범 전 코치는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본토 개막 시리즈를 관람하며 빅리거가 된 아들의 플레이를 눈에 새겼다. 이날 시리즈 3차전에서는 이 코치가 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8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에 나선 이정후가 KBO리그에서도 드문 좌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톰 코스그로브의 몸쪽(좌타자 기준) 스위퍼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친 것. 이정후의 MLB 데뷔 첫 홈런이었다. 장타력 부재 우려를 준 이정후가 불과 세 경기 만에 아치를 그렸다. 현지 중계진은 이정후의 타격을 감탄하면서 중계 화면을 통해 좋아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한 이종범 전 코치를 설명했다. 1994년 KBO 최우수선수(MVP)라면서 말이다. 이종범이 아닌 정봉으로 발음한 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MLB닷컴은 주요 스포츠 매체들을 통해 알려졌지만, 이정후가 홈런을 치고, 그 순간에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이 한국 무대의 MVP 출신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지며 현지에서도 주목을 받은 것 같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공식 유튜브 계정에 이정후의 첫 홈런 장면을 게재했다. 샌디에이고전이 끝나기 전이었다. MLB 공식 유튜브 계정도 이 장면을 따로 게재했다. 이날 플레이나 서사가 따로 담긴 콘텐츠가 게재된 선수는 총 5명이었다. 끝내기 안타를 친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데뷔전 부진을 딛고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밀워키 브루어스 이적 뒤 첫 홈런을 친 리스 호스킨스, 1년 넘게 공백기를 가졌던 정상급 마무리 투수 에드윈 디아스, 450피트 괴력포를 때려낸 루이스 로버츠 주니어(시카고 화이트삭스) 그리고 이정후뿐이었다. 유튜브 댓글엔 이정후를 향한 극찬과 기대감만큼 이종범 전 코치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한국팬인지, 미국팬인지 알 수 없지만, 꽤 상세한 프로필을 적어 이 전 코치를 소개한 댓글도 있었다. 한 야구팬은 이정후와 재능 차이를 비교했고, 한 야구팬은 그의 레전드 시즌인 1994년 세부 개인 기록을 소개하며 이 전 코치가 '바람의 아들'로 불리는 이유, 이정후 별명이 '바람의 손자'인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2017시즌 KBO리그에 입성한 이정후는 한동안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었다. 이종범은 한 시대를 풍미한 KBO리그 대표 레전드다. 하지만 이정후는 점점 자신의 존재감을 더 키웠다. '타격의 달인' 고(故) 장효조를 넘어 통산 타율 1위에 올라섰고, 2022시즌엔 타격 5관왕에 오르며 세계 최초로 부자(父子) MVP 수상을 합작했다. 그렇게 리그 최고 선수가 된 그는 아버지를 뛰어 넘기 위해 MLB 도전을 선택했다. 이미 그 시점엔 이종범 전 코치의 수식어가 '이정후의 아버지'로 바뀌었다. 이 전 코치 본인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해맑은 표정으로 인정한 내용이다. 이정후는 29일 데뷔전에서 안타와 타점을 신고했고, 30일 2차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으며, 31일 3차전에서는 첫 홈런까지 쳤다. 그 이상 좋을 수 없는 데뷔 첫 세 경기였다. 국내 야구팬에게 자부심을 안겼을뿐 아니라, 아들로서 아버지의 업적까지 재조명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야구인의 아들로서 이런 효자가 있을까.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1 00:04
프로야구

[IS 잠실] 이정후 활약 지켜 본 이범호 감독 "펫코파크, 저도 쳐봤잖아요"

"나도 쳐봤잖아요."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메이저리거가 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빅리그 데뷔 첫 홈런에 옛 추억을 떠올렸다.이정후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8회 타석 때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에서 뛰다가 올해 MLB로 이적한 그가 쏘아올린 빅리그 첫 대포다.이정후의 홈런 소식 직후 취재진과 만난 이범호 감독은 이정후의 영상을 보며 잠시 옛 기억을 떠올랐다. 선수 시절 MLB 진출은 이루지 못한 이 감독이지만, 펫코파크와는 인연이 있어서다. 이 감독은 2009년 열렸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회 대회 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그는 당시 펫코파크에서 열렸던 대회 2라운드 1조 순위결정전 일본과 경기에서 7회 말 다나카 마사히로를 상대로 중월 동점 홈런을 쏘아올린 바 있다. 이 감독은 이후 대회 결승전에서 다르빗슈를 상대로 9회 말 동점 적시타를 치는 등 그 대회 최고의 활약으로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펫코파크에서 경험은 추억을 돌아보는 정도였다. 이 감독은 그보다 이정후의 천재성에 대해 놀라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은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그렇게 큰 돈을 주는데 선수 체크를 안 하는 게 말이 안 된다. 충분히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타를 치는 장면도 보니 높은 공을 늦은 타이밍에 페어 코스로 빼내 라인드라이브로 치더라. 그 정도 높이 공을 그 궤적으로 맞히면 플라이볼이 나와야 한다. 그 코스를 몸을 빼면서 눌러 치더라"고 돌아봤다.이범호 감독은 "홈런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편하게 쳤을 선수다. 선수 본인은 홈런 욕심이 없고 타율에 대한 생각만 머릿속에 있었을 거다. 스즈키 이치로도 마음만 먹으면 홈런을 친다고 하지 않나. 그만큼 이정후는 본인이 어떤 야구를 해야 할지 알고 한다"며 "타이밍만 잘 맞으면 홈런이 나온다. 스윙도 빠르다. 아마 10개 이상은 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KIA 타이거즈에서 이종범 전 코치의 선수 시절을 함께 했던 이범호 감독이다. 이 감독은 "내가 KIA에 와서 (이종범 코치의) 은퇴식에도 이정후가 왔다. 경기할 때도 초등학생 때 온 기억이 난다"며 "키움에 가서도 빠르게 성장을 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바로 왔지만, 저렇게 빨리 (기량이) 올라가는 게 어려운 일이다. 젊은 야수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난 저렇게 안 되던데, 어떻게 해냈을까'라고 궁금증이 들긴 한다. 또 나 때는 20~21살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이제는 그러기 좋은 환경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고 답했다.물론 3루수의 '레전드'로 꼽히는 이범호 감독 역시 선수 시절 빠르게 주전 3루수를 차지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난 (5년 차인) 2004년부터나 주전이었던 것 같다. 당시엔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단했으니 대학에 간 친구들이 오는 4년 안에는 어떻게든 성공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짜로 5년 째에 잘했다. 목표 의식이 명확하면 (성공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한편 이날 KIA 선발로는 또 한 명의 20대 초반, 윤영철이 등판한다. 이범호 감독은 "영철이는 작년 정도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5선발 투수에게 10승을 바랄 건 아니다. 부상을 당하지 않고, 경기 흐름이 대등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잘 버텨주면 된다. 이길 때는 이기고, 질 때는 지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너무 큰 기대보다는 선발 로테이션을 부상 없이 잘 지켜주기만 해도 된다. 윤영철은 우리 팀의 중요한 미래다. 무리시키면서 하는 건 팀에도 좋지 않다"고 했다.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윤영철에 대한 믿음이 덜한 건 아니다. 이범호 감독은 "어느 팀이든 5선발에 대해서는 다 고민한다"며 "영철이는 지난해 던져준 걸 생각하면 5선발 중 1, 2번 안에 들지 않을까. 앞으로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 4선발, 3선발로 올라와야 한다. 차근차근 성장하는 게 팀에도 미래가 생기고, 가장 좋은 방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31 13:14
메이저리그

"한국의 이치로" 이정후 데뷔전 日도 주목, 다르빗슈·마쓰이 상대 안타·타점 조명

일본도 이정후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첫 안타에 주목했다. 이정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미국 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2024 MLB 정규리그 본토 개막전에서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안타와 타점을 올렸다.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선발 다르빗슈 유를 맞아 1회 첫 타석 삼진을 당한 뒤, 3회 1루수 라인 드라이브로 침묵했지만, 팀이 1-0으로 앞선 5회 초,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3-2 풀 카운트 접전 끝에 다르빗슈의 높은 싱커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빅리그 첫 안타였다.7회엔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1-2로 끌려가다가 2-2 동점을 이룬 7회초 1사 1, 3루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일본프로야구 구원왕 출신인 좌완 투수 마쓰이 유키의 폭투로 만들어진 2, 3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점수를 올렸다. 빅리그 첫 타점을 기록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렉스'는 이날 이정후의 활약과 일본인 투수 상대 성적을 조명했다. 매체는 이정후를 "2022년 한국 KBO리그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선수다"라고 소개한 뒤, 이날 다르빗슈 및 마쓰이에게 거둔 안타와 타점을 조명했다. 다르빗슈는 지난 2012년 MLB에 데뷔, 2021년부터 샌디에이고의 선발진을 지키고 있는 일본 에이스 투수다. 마쓰이는 지난해 일본프로리그(NPB)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39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57을 기록하며 구원왕에 오른 뒤, 올 시즌 샌디에이고에 입단해 고우석과 마무리 투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선수다. 이런 선수들을 상대로 안타와 타점을 올린 이정후를 일본 매체가 집중 조명했다. 이어 매체는 이정후에 대해 "'한국의 이치로'라 불리는 호타자"라고 소개했다. 이어 "아버지(이종범 전 코치)도 '한국의 이치로'로 평가 받은 주니치 드래곤즈 출신으로, 당시 이정후도 나고야에서 태어났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정후는 박찬호(은퇴·1994년) 이래 역대 한국인 선수로는 27번째이자 최희섭(현 KIA 타이거즈 코치·2002년) 이후 타자로는 12번째로 MLB에 데뷔했다. 아울러 한국인 타자 5번째로 MLB 데뷔전에서 안타를 때려낸 선수가 됐다. 윤승재 기자 2024.03.29 13:04
메이저리그

'가문의 영광' 바람의 손자 이정후 첫 안타에 '바람의 아들' 기립박수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첫 안타에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코치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정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미국 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2024 MLB 정규리그 본토 개막전에서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선발 다르빗슈 유를 맞아 1회 첫 타석 삼진을 당한 뒤, 3회 1루수 라인 드라이브로 침묵했지만, 팀이 1-0으로 앞선 5회 초,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3-2 풀 카운트 접전 끝에 다르빗슈의 높은 싱커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빅리그 첫 안타였다.샌프란시스코 구단 SNS(X, 구 트위터)는 이정후의 첫 안타가 나오자 소셜 미디어(SNS)에 '이정후 개인 첫 안타'라는 한글과 함께 그의 안타 영상을 올려 축하했다. 이 영상에서 이정후의 첫 안타에 환호하는 관중들이 카메라 앵글에 잡혔는데, 이정후의 아버지이자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코치가 화면에 잡혀 화제가 됐다. 검은 모자에 선글라스를 낀 이종범 전 코치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고, 한국인으로 보이는 주변 관중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종범 전 코치는 이날 경기가 열린 펫코 파크와 인연이 있다. 현역 시절이었던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한국 대표팀에 발탁된 이 전 코치는 일본과 WBC 4강전에서 2루타를 날리며 WBC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바 있다. 아버지가 역사적인 안타를 친 곳에서 아들도 안타를 만들어내며 역사적인 순간을 합작했다. 한편, 이정후는 1-2로 끌려가다가 2-2 동점을 이룬 7회초 1사 1, 3루에선 귀중한 타점도 올렸다. 일본프로야구 구원왕 출신인 좌완 투수 마쓰이 유키를 상대한 이정후는 폭투로 만들어진 2, 3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점수를 올렸다. 데뷔전에서 안타와 타점을 모두 기록했다. 윤승재 기자 2024.03.29 11:09
메이저리그

강속구 받아쳐 호쾌한 홈런, 'MLB 적응 잘할까?' 편견 지우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

"한국(KBO)과 미국(MLB)의 강속구는 다르다"며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미국 빅리그 적응을 우려하던 현지 매체들의 시선이 불과 3경기 만에 확 달라졌다. 시범경기지만 매 경기 안타를 때려내는 이정후의 불방망이에 현지 매체는 "기대보다 뛰어나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세 경기에서 타율 0.444. 8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선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려내더니,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선 2루타와 홈런을 쏘아 올리며 장타력을 뽐냈다. 2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선 텍사스에서 코치 연수 중인 아버지 이종범 코치 앞에서 안타를 추가했다. 내용을 보면 더욱 놀랍다. 이정후가 때려낸 4안타 중 3개가 150㎞/h가 넘는 강속구를 받아쳐 만들어낸 안타였다. 애리조나전에서 152.4㎞/h의 강속구를 받아쳐 타구 속도 176.5㎞/h의 대형 홈런으로 연결한 이정후는 텍사스전에서도 153㎞/h의 공을 안타로 만들었다. 시범경기 첫 경기만 해도 이스트베이 타임즈 등 현지 매체들은 "(KBO보다) 더 빠르고 움직임이 많은 공을 던지는 MLB 투수들에게 이정후가 적응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절정의 타격감으로 우려를 불식했다. 콘택트에 비해 장타력이 떨어질 거라는 저평가도 홈런으로 잠재웠다. 이정후가 조명받은 것은 타격뿐만이 아니었다. 애리조나전 홈런 당시 이정후는 2루타를 예상해 전력 질주했는데, 1루 베이스까지 불과 4.1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MLB닷컴은 전했다. 지난해 MLB에서 평균 4.1초 이내로 1루 베이스를 밟은 선수가 배지환(4초05)을 비롯해 4명밖에 없음을 고려한다면 엄청난 속도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이정후는 확실한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다"라면서 더 공격적인 주루를 권유했다. 이러한 이정후의 활약 뒤에는 그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이정후는 지난겨울, 공이 빠르고 키가 큰 MLB 투수들의 특징을 고려해 피칭머신의 릴리스 포인트를 높게 조정해 타격 훈련을 진행했다. 스프링캠프 기간에도 MLB 투수들의 공을 지켜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연구해왔다. 이정후의 맹활약에 현지 매체들의 칭찬도 이어졌다.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이정후가 MLB 투수들의 공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그의 홈런은 그의 타격이 기대보다 뛰어나다는 걸 암시한 경기"라면서 그의 새 시즌 활약을 기대했다. 윤승재 기자 2024.03.03 16:04
메이저리그

'타율 0.444' 이정후, 시범경기 3경기 연속 안타…아버지 앞에서 웃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상승세를 세 경기 연속 안타로 이어갔다. 아버지 이종범 앞에서 쳐낸 안타라 의미는 더욱 컸다.이정후는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시범경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쳤다.지난달 28일 MLB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3타수 1안타, 이튿날 데뷔 두 경기 만에 첫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에 이어 세 번째 경기에 이은 세 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시범경기 타율은 0.444(9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특히 이날은 이종범 텍사스 레인저스 마이너리그 연수코치 앞에서 친 안타라 그 의미는 더욱 컸다. 이종범 코치는 이날 구단의 배려로 빅리그 팀에 일시 합류한 뒤, 텍사스 더그아웃에서 아들의 활약을 지켜봤다.이정후의 안타는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오른손 불펜 콜 윈과 마주한 이정후는 초구 스트라이크에 이어 2구 헛스윙으로 삼진 위기에 몰렸지만, 3구째 시속 약 153㎞의 직구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쳤다. 상대 2루수가 몸을 날렸지만, 워낙 빨랐던 이정후의 타구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앞서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에이드리언 샘슨과 만난 첫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 3회엔 3루수 뜬공으로 각각 물러난 아쉬움을 털어낸 안타이기도 했다. 이후 이정후는 6회 수비까지 소화한 뒤 6회말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이정후는 전날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시범경기에서는 첫 홈런까지 터뜨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이어갔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쳐낸 데 이어,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상대 투수 라인 넬신의 시속 152.4㎞ 직구를 받아쳐 우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미국 진출 이후 첫 홈런. 타구 속도는 시속 약 176.5㎞, 사각도 18도, 비거리 약 127m의 총알 타구였다.현지 극찬도 이어졌다. 전날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오늘 홈런은 이정후가 MLB 투수들의 공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이정후의 타격이 기대보다 뛰어나다는 걸 암시한 경기이기도 하다"라며 그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이어 이정후는 다음날에도 안타를 생산하며 올 시즌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김명석 기자 2024.03.0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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